여행/인도

저는 머니뿌르에서온 츄링입니다, in 하이데라바드.

mupa 2008. 6. 11. 20:08

저는 머니뿌르에서 온 츄링입니다, in 하이데라바드.



< 짜르미나르 >



함피에서 꼴까따까지 다이렉트로 가기엔 너무 힘들것 같고 중간지점에 있는 하이데라바드를 한번 거치기로 했습니다.
하이데라바드에는 골콘다, 짜르미나르등 유적지도 있고 상권이 발달해 제법 큰 시장도 형성되 있다고해서 쉬면서
시장이나 돌아볼까 하는 마음에 들르게 됬습니다.
헌데 기차에서 운좋게도 하이데라바드에 사는 한 단란한 가족을 만나 집으로 초대를 받게됩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현지인의 초대, 집구조는 어떨까, 밥은 어떻게 먹을까, 무엇을 먹을까, 잠은???...
궁금한게 너무나도 많아 초대를 받아 들이게 되고, 이틀간의 동거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26시간의 입석기차표라는 크나큰 짐을 저에게 안겨주었습니다.



@ 호스펫에서 하이데라바드까지, 10시간 기차와 15시간 기차.


함피에는 기차역이 없어 기차를 이용하기 위해선 근처에 있는 호스펫이라는 도시까지 버스를 타고 나와야합니다.
예전에 기차를 한번 놓친이후로는 항상 출발시각 한시간 이상전에 역에가서 구경하고 열차 시간을 확인합니다.
인도 기차의 이상한점은 연착은 그렇다 치더라도 역에 빨리도착한 열차가 기다리지 않고 그냥 가버리는 것입니다.
해서 항상 한시간 전에는 역에 가서 열차 시간을 확인하는게 이런일로 스트레스를 덜받는 길입니다.

이날도 여느때와 같이 한시간 전쯤 기차역에 도착해서 시간을 확인해보니,
음...2시간 연착...3시간을 기다려야 하니 심심해서 기차역 풍경을 찍고 있었습니다.





< 호스펫 기차역 >








< 짜이한잔 할텨? >








< ㅎㅎㅎ >

기차안에 앉아서 바깥풍경을 구경하다,
이사람 저사람 다찍는걸 보고는
우와~~나도나도 하면서 뛰쳐 나온 아저씨.
잠시만 기다리라며 단추까지 풀었습니다.










< 인도인들은 병에 걸렸어. >

"인도인들은 병에 걸렸어."
"이건 병이라고 할수 밖에 없어."
"인도인들이 사진에 찍히고 싶어하는건 이건 병이야."
"아..그래요??"
"이봐 저거 찍어주지마.."
"에이 찍어주지말라니까.."

결국엔 자기도 한컷 찍어달라며,
셔츠의 단추를 풀어재겼습니다...ㅋㅋ









< 출발전 까지 놀아준 아이들 >

어디서 왔어?
몇살이야?
결혼했어?
여자친구는?
인도는 어때?
뽀뽀 해봤어?
직업이 모야?
월급이 얼마야?

쉴새없이 쏟아 지는 질문공세들
덕분에 두시간이 금방 지나갔습니다.
땡큐~꼬마들~~









< 내 배낭들 >








< 콘돔 박스 >

에이즈 감염자가 전세계 1위라는 인도
기차역마다 무료 콘돔 박스가 있습니다.
어떤 아저씨가 이게 몬지알어?
하고는
우하하하하 하면서 가버렸습니다..ㅡ.,ㅡ;;








< 업퍼 슬리퍼 >

업퍼슬리퍼의 좋은점은 짐을 아무렇게나 널부러 놔도 된다는 거죠..ㅎㅎ








< 기차 내부 >

모니모니 해도 제일 좋은 자리는 사이드 업퍼죠..
앉았다, 누웠다, 앉았다, 누웠다,
자유로운 자리죠..ㅎㅎ








< 이렇게 4시간 >

10시간 짜리 기차와 15시간 짜리 기차가 있었습니다.
10시간짜리는 이틀후에나 가능하고, 15시간 짜리는 바로 가능하고,

열심히 달리던 기차가 역에 정차 해서 30분이상 정차해 있길래 나가봤더니,
몇칸만 덩그러니 떨어져있었습니다.
엥~~?? 대장기차는 어디가고??
이렇게 4시간인지 5시간인지 가만히 서있었던것 같습니다.

목이 말라 저멀리 있는곳까지 물사러 갔는데,
기차가 빠~~앙 하면서 움직이는것 같았습니다.
섬뜻했지만 다행이도 기차가 점점 커지더군요...ㅎㅎ
기차가 대장이 없어도 천천히는 움직일수는 있나봅니다..








< 꼬마 >

밑에서 꼬마애가 계속 울고 소리지르고,
귀엽게 생긴애가 모저리 씨끄러운지,
가족들은 모두 달래느라 정신없었습니다.
 
그중 한명인 사티쉬가 저에게 관심을 보였습니다.
자신도 컴퓨터 엔지니어가 되고 싶다며,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고
하이데라바드에 가면 자기집으로 오라는 초대를 받았습니다.



 

@ 저는 머니뿌르에서온 츄링 인데요..??

사티쉬의 집으로 가는중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사티쉬가 사는 동네는 높은 담장으로 둘러 쌓여 있고,
경찰 검문 지역이라 출입문에서는 경찰들의 검문이 있었습니다. 사는 사람 외에는 못들어가는 곳이고,
외국인 또한 출입 금지구역 이라고 합니다.

"음,,,아 머니뿌르!!"
"넌 이제 부터 머니뿌르에서온 음,,,츄링이야.."
"머니뿌르?? 츄링??"
"머니뿌르가 인도야??"
"어,,너랑 비슷하게 생겼어.."

이렇게 검문관한테 난 머니뿌르에서온 츄링이라고 소개하곤 영어밖에 못한다고 하니 통과 시켜줬습니다.
헐~~~날 인도인으로 보다니....기쁘지 않다...ㅠ.ㅠ





< 집 >

아저씨는 경찰관, 아줌마는 주부,
큰딸은 의사, 큰아들은 보안,
사티쉬는 학생.
그래도 이정도면 잘사는 축에 속하는지,
집이 생각보다 깔끔하고 좋았습니다.









< 밥 >

아침 짜파티 + 몬지모를 야채,
점심 짜파티 + 몬지모를 야채,
저녁 자파티 + 몬지모를 야채 + 커리,
그리고 짜이

짜파티가 질릴땐 앞에 식당가서
비들리(꽃빵같은것) + 커리 (총 4루피)

이날 저녁은 제가온 기념으로 생선 조림을 해주셨습니다.
밥먹을땐 가족들이 모두 둘러 앉아  오손 도손얘기를 하면서 먹었습니다.
식단만 빼고는 우리나라와 상당히 비슷한 느낌입니다.









< 간식 >

짜파티 + 몬지모를 야채,
스문디 - 너무 달아서 이빨이 아플정도,
강냉이 - 강냉이에다 라면 스프 뿌린 맛입니다.
고추 튀김 - 근처 분식점에서 사먹은건데,
청량고추 만큼 맵지는 않지만 눈물을 흘리며 먹어야하는 간식이었습니다.









< 짜르미나르 >





< 짜르미나르 >

사티쉬가 친구를 한명 대려오며 관광을 시켜준다며 밖으로 나가자고 했습니다.
"짜르미나르랑 골콘다 가자."
"그래 다보여 줄께."
오늘은 여기저기 다 돌아다니자며 일일패스를 구입했습니다.
(하이데라바드에는 버스 일일패스가 있습니다. 28루피였던가,,)
짜르미나르 갔다가 밥먹고 30분쯤 걸었나?
친구가 더위먹었는지 체했는지 죽을려고 해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ㅠㅠ

사티쉬집에 있으면서 안좋은점은,
혼자서는 절대 밖으로 못나가고
누군가 동행을 해야지만 출입이 가능하다는거 였습니다.
왠집 집에 강금된 느낌..
그래서 관광은 못하고 집에서만 놀았습니다..ㅠ.ㅠ










< 슈브람 스페셜 >  

집에서 할일도 없고 하루종일 슈브람(꼬마애) 사진만 찍었습니다..








< 슈브람과 함께 >








< 아랫집 아주머니 >

"안녕하세요. 머니뿌르에서온 츄링입니다."
"오~~안녕하세요."

사티쉬왈
"인도인 같이 보일려면 긴바지를 입어."
"밀집모자는 절대로 쓰면안되, 들고다니지도마, 숨겨 숨겨!!"
"나시도 절대안되 반팔 입어."
"넌 머니뿌르에서온 츄링이야 잊으면 안되!!"

아,,,인도인 되기 힘들구나..ㅠㅠ









< 가족사진 > 

형과 누나는 출근했을때라 4명이서만 찍었습니다.
인도인들에게 줄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역시 사진이죠..


@ 사티쉬가 손수 끊어준 26시간짜리 고마운(?) 입석표.

기차표를 예매 하려고 하니 한달후까지 모두 매진이라 그냥 역에가서 사는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150루피를 더내고 왜이팅으로 예매를 한후에 기차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왜이팅 136번이었습니다.

"그 정도면 빠질꺼야, 안빠지더라도 티티한테 말하면 다해줄꺼야 넌 외국인이니까!!"
"응, 그래 난 외국인 이니까...ㅎㅎㅎ"

기차 시간이 다가 오고 왜이팅 리스트를 보니까 내 이름이 없었습니다...ㅠㅠ

"야,,이거 어쩌냐 안빠졌는데,"
"그냥 타서 TT(티티:표검사하는 사람)한테 가서 말하면되."
"그래?? 음..."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드디어 기차가 도착했습니다~~
"샤티쉬~~~땡큐~~~~다음에 보자~~~~~~~!!"

바로 TT를 찾아가 문의를 했습니다..
"내 자리 어디야?"
"니자리 없는데?"
"나 왜이팅인데? 기다리면되?"
"넌 기다려도 안되, 이거 컴펌이 안된표야."
"그래? 그럼 어떻게?"
"그건 니 프로블렘이야."
ㅡ.,ㅡ;;
"진짜 어떻게? 26시간동안 서서가?"
"그건 니 프로블렘이야.."
"진짜??"
"바쁘니까 가~~~가버려!!"

내가 외국인이라는거 짤없었습니다.
기차는 벌써 출발해서 어딘가로 향하고 있고, 내리지도 못하고, 자리는 없고,
다시 TT한테 가서 물어보니 큰소리로 답하더군요. "유 해브 노찬스~~~"
어쩔수 없이 26시간?? 버텨 보기로 했습니다..






< 내 지정석 > 

조금 한적한 곳을 찾아 배낭을 묶어 놓고,
100배책을 찢어서 깔개 대신 사용하고,
(100배 저자님들께는 죄송합니다..)
앉아 봤습니다.
음...생각 보다 편했습니다..

.TT두번째 만남.
다행히 꼴까따 까지 입석으로 가는 동지들이 많았습니다.
입석 동지들 끼리 동지애를 느끼며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렇게 5시간 6시간 7시간..
우리 열차의 왕인 TT님께서 지나가길래
다시한번 물어봤습니다.
"자리 있어요??"
"지금 대기자 100명 넘어!!"
"아....ㅜㅜ"

.사람들이 왜 날 피하지?.
이제는 몸도 지치고 말을 너무 많이해서 입도 아프고 덥고,
신경이 많이 날카로워 졌습니다.
누군가 날 쳐다보고 있으면,
"왜?" 하곤 소리를 지르고,
배고파서 그런가??
망고를 한개 깍아 먹고는 앉을곳없나 돌아다니는데,
사람들이 저를 피하는걸 느꼈습니다.
음...내가 소리질러서 그런가? 그렇게 크게 안질렀는데,,
잠시후 음료수 사먹을려고 지갑을 꺼내는데,
"헉~내 빅토리녹스 칼? 없어졌다."
하면서 밑을 보니 칼이 펴진채로 바지에 걸려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칼이 좀 큰편이라서 사람들이 저를 피했던것 같습니다..ㅋㅋ

.고마운 인도인?.
어떤 인도인과 대화를 나누던중.
"야 괜찮다면 내자리로 놀러와."
"나 짐이 많아서.."
"짐도 다 가지고와~"
"오~~그래? 그래!!"
천국이 따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한시간정도후...
"나 자야되는데 너는 자리로 돌아가지그래?"
이런...썩을....








< 돈으로 안되는게 어딨어? >

엉덩이가 너무아퍼 서있는게 편해질때쯤,
시계를 보니 어느덧 기차탄지 16시간이 흘렀있었습니다.
도저히! 더이상! 이건 아니다.
싶어서 그냥 다음역에 내릴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곤 마지막으로 열차의 왕인 TT님을 찾아가 표를 건냈습니다.

"자리 하나만 줄래?"
"안되 자리 없어."
"오픈!!"

표안에 100루피가 들어있는걸 확인한 TT.
베테랑 TT답게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손은 자연스럽고 빠르게,
그리고 입은 경쾌하고 단호하게,

돈이 주머니로 들어감과 동시에
"컴온~~"을 외쳐 주셨습니다.
그렇게 얻은 'SL5-48 사이드 업퍼'








< 16시간 동안 고생한 얼굴 >

세면대 밑에 앉아 사람들이 싯으며 튀기는 물을 맞으며,
온갖 잡다한 벌레들과
16시간의 사투끝에 찾아온 평안 이였습니다.

비록 상태는 처참하지만,
여행하면서 저때만큼의 행복감을 느꼈던때도 없었던것 같습니다.
안나푸르나 정상에 올라갔을때와 맞먹는 행복감이었습니다..ㅋㅋ








< 에그 비리야니 & 짜이 >

인도 군인들은 목숨같이 여겨야할 총을 침대위에 올려놓고 다니더라구요.








< 너무나도 편한 슬리퍼칸 >

모든 짐을 침대위에 올려놓고 앉아서 잤습니다.
앉아 있는게 너무 편해서 누울 생각도 안했었죠...ㅎㅎ








< 기차에서 보는 일몰 >      


 





< 꼴까따 도착~ >

마지막은 역시나 저의 셀카로 마무리 합니다.
드디어~~꼴까따에 도착했습니다~~~흐흐흐흐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답글 한개정도 달아주는 센스를 발휘해 주셨으면 한는 간절한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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